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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소연 기자의 미국 USC 프로그램 활동기 제2편: Start Classes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23-02-26 13:41
조회
2282
그래서 USC Intensive English Program Academic(IEPA)에서는 대체 무엇을 배울 수 있는 걸까? 정규 수업에 대한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정규 수업 이외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OT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OT는 총 2일에 걸쳐 진행됐다.

 

▲ International Academy

OT 첫날, 반 배정을 위한 Level Test가 이루어졌다. Level은 총 6개로 나누어져 있었다.

첫 번째 시험은 1시간 동안 총 2가지의 글을 쓰는 시험이었다. 먼저 20분 동안 시험지에 제시된 주제에 맞는 한 단락의 글을 작성하고, 남은 40분 동안 또 다른 주제에 맞는 에세이식의 글을 작성하면 됐다. 간단했다. 영어로 글을 쓰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껏 한국에서 쳐왔던 영어 시험과는 달라 적잖게 당황한 것이 내가 마주한 현실이었다. 단순 암기와 객관식으로 구성된 시험이 아니었다.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서술해야 하는 서술식의 시험이었다. 나의 영어 실력을 완전히 드러내기엔 충분했다. 나는 그저 지금까지 배워 누적된 날 것의 영어 어휘와 문법을 총출동시켜 글을 썼다.

그 후에는 말하기 시험도 진행됐다. 혼자 조그마한 강의실에 들어가 2명의 선생님과 대면했다. 그들은 나에게 6컷의 그림이 그려진 종이 한 장을 내밀며 그림이 무슨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지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지금 내뱉을 수 있는 최대한의 영어를 사용해 온 힘을 다해 설명했다. 그리고 그렇게 어수선한 마음을 뒤로한 채 Level test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낙담하거나 풀이 죽진 않기로 했다. 세상 밖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나의 영어 실력에 관한 생각이 깊어지려고 할 때쯤이면 이곳에 온 목적과 이유를 다시금 떠올렸다.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왔으니 배우고 경험하면 되는 것이었다.

 

 ▲강의실

USC IEPA Course는 ▲ Reading/Writing/Grammar(RWG) 수업 ▲ Oral Skills(OS) 수업 ▲ Focus Skills 수업 총 3가지 종류의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 RWG 수업에서는 읽기, 쓰기, 문법, 어휘를 전반적으로 다루며, 올바른 글쓰기에 대한 강의로 수업이 구성됐다. 문장과 단락, 에세이를 쓰는 법을 배웠다. 이를 위해서 역시 많은 예시를 읽고 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고 싶어 파파고를 찾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수업 시간마다 오롯이 혼자 해야 하는 글쓰기 연습은 반복됐고, 파파고보다 정확하고 친절한 선생님이 존재했다. 문맥에 맞는 어휘 선별하는 방법, 글의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다양한 문법과 용어들을 천천히 익혔다. 그리고 그것들을 포함하여 내 생각을 글로 옮겼다. 글을 쓴 뒤에는 항상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았고, 수정했다. 그렇게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반복했다.

▲ OS 수업은 듣기와 말하기에 초점을 둔 강의로 이루어졌다. 들으면서 필기하기, 그 내용에 대해 팀별로 토론하기 그리고 Presentation까지 수업 시간마다 영어를 듣고 말하는 연습을 했다. 이 모든 활동은 내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에서는 본인의 생각과 의사를 영어로 표현할 기회가 많지 않다. 영어를 학습하는 방식도 다르고, 영어를 사용할 환경도 많지 않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내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비교적 쉽다. 학교 안에서도, 학교 밖에서도 나의 의사를 드러낼 기회가 가득하고, 내가 배운 내용을 바로바로 적용해 보기에 아주 탁월하다.

 



OS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단연 PT였다. 5명의 USC 학생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PPT와 함께 발표했다. 2명씩 한 팀이 됐다. 이 활동에 대한 공지를 접함과 동시에 긴장감이 몰려왔다. 영어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덜컥 겁부터 났다. 하지만 이 긴장감 속에는 설렘도 있었다. 인터뷰부터 발표까지 그 모든 과정이 걱정되지만 기대됐다.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해 볼 수 있는 기회였고, 영어 실력이 늘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자신 있게 했다. 총 3번의 PT를 수많은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여 준비한 결과, 모두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 Focus skills는 6가지 자유 주제 중에서 하나를 택해 듣는 수업이다. 해당 주제에 대해 소그룹의 토론이 주로 이루어졌다. 이 수업은 다른 수업과는 다르게 여러 Level의 학생들이 섞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각자가 속해있는 반은 달랐지만, 영어에 대한 열정은 같아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이런 모습들이 애틋하고도 좋았다.

 

 ▲1:1 Tutoring

정규 수업 이외에도 ▲ 1:1 Tutoring ▲ Conversation Groups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정규 수업 외 프로그램들은 개인적으로 신청해야 참여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정규 수업의 과제를 검토 받기 위해 1:1 Tutoring을 신청했다. 불확실한 부분들을 Tutor에게 직접 검토 받고 도움을 받았다. 원하는 시간대를 예약하면 1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월, 수, 금요일마다 Conversation Groups를 신청하여 참여했다. Conversation Groups는 USC 학생과 해당 프로그램을 신청한 친구들이 모여 1시간 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본토 학생들과 여러 친구와 함께 편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하며 영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나는 4명의 USC 친구들과 매주 만나 시간을 가졌다. 신청자가 적을 때면 1:1로 대화하며 궁금한 것이나 여러 주제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주어진 주제는 없었다. 때론 영화나 드라마, 가수 등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때론 USC와 USLA에 대해서, 때론 USC 주변 맛집에 대해서, 때론 게임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언어와 문화 등 비슷한 점 보다 다른 점이 더 많았지만, 서로를 알아가며 빠르게 친해졌다. 이 프로그램은 꼭 추천하고 싶다. 영어 능력 향상은 물론 미국과 USC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갈 수 있고, 본토 학생들과 자연스레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7주차, 한 시즌이 끝난 지금의 나는 학기를 시작했을 때보다 여러모로 한층 더 성장했다. 이번 시즌의 마지막 RWG Test에서는 20분 안에 격식을 갖춘 완전한 에세이를 써냈고, 마지막 OS PT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이 외에도 듣기의 정확도나 영어를 내뱉는데 붙은 자신감, 문법을 생각하며 말하는 태도 등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도 느껴진다.

또한 성격에도 변화가 생겼다. 영어 능력을 단기간 내에 향상하고 싶었던 나는 그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는 것’이었다. 최대한 많이 말하고, 듣고, 어울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내성적이고 쑥스러움이 많은 나는 어쩐지 이상하리만큼 이를 전혀 어렵지 않게 해냈다. 같은 반 친구들, 다른 반이지만 자주 마주치는 친구들, 선생님들 아랑곳하지 않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런 나의 변화가 나쁘지 않았다. 적극적인 나의 모습이 오히려 좋았다. 더 많은 친구와 나눈 교감,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습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그렇게 서서히, 분명하게 변화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금은 주관적이어서 내가 가장 잘 안다. 어쩌면 나밖에 모르는 변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처음보다 발전했다는 것이다. 영어 실력도, 마음가짐도, 세상을 대하는 태도도 말이다. 앞으로도 발전할 나의 미래는 언제나 기대가 된다.

다음 편에서는 미국의 다양한 문화와 관광 명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Activity 프로그램들과 그 이외에 활동들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다음 편, 미국 USC 프로그램 활동기 제3편: LA Activity, 할 수 있는 것 다 해보기

취재 : 학생기자  박소연

(2023.02.15 발행 기사)